지금 다니는 회사에서는 매년 몇명씩 리인벤트를 보내주는데, 이번에 운 좋게도 내가 그 중 한명이 되었다. 정확히는 회사에서 리인벤트 티켓 (약 2000불)을 지불해주고, 호텔과 항공권을 우리 회사와 계약한 MSP에서 지원해줬다.
나는 SRE기 때문에 이번 행사에서는 쿠버네티스, 네트워크 관련 세션, 특히 녹화가 안되는 Chalk Talk들을 집중적으로 듣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경쟁이 빡세서 듣고 싶었던 것에 비해 많이 듣지는 못했다.
Chalk Talk 중에서는 Karpenter에 주로 기여하는 개발자들이 주관하는 세션이 재밌었다. Karpenter의 개발의도와 기존 메트릭 기반 오토스케일링에서 벗어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그 내부의 의도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이 많았다.
특히 회사에서 도입을 한창 하고 있어서 궁금한 내용이 많았는데, 내용 설명하는 중간에도 바로 끊고 질문해서 원하는 답변을 얻을 수 있는게 Chalk Talk의 매력인 것 같다. 하지만 전부 영어로 진행하고, 꽤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영어로 말하는게 익숙하지 않으면 쉽지 않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Chalk Talk 중에서 순수 쿠버네티스/네트워크 관련 세션들은 인기가 많아서 예약하지 않으면 한 시간 전부터 서서 기다려야 했는데, 이 때 옆에 서있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꽤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Chalk Talk 외에도 다양한 세션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는 Breakout Session이라 해서 우리가 흔히 아는 세션처럼 강연자가 interaction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하는 형태의 세션이 있었는데, 이 중 넷플릭스에서 주관한 넷플릭스는 어떻게 클라우드 상에서 로드 스파이크를 처리하는가 가 제일 재미있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고민과 많이 근접한 내용이었고, 비용보다 가용성을 확보하는 부분에 집중한 세션이었던 것에 반해 끝나고 개인적으로 질문하면서 비용에 대한 넷플릭스의 접근법도 알 수 있어서 꽤나 도움이 많이 되는 세션이었다 (마지막 발표자인 Joseph가 질문에 정말 친절하게 답변해주셨다.).
다만 여담이지만 제이크 폴 vs 마이크 타이슨 복싱경기의 트래픽 스파이크를 성공적으로 받아냈다고 자찬하는 내용이 있었는데, 위 유튜브 영상 댓글에서도 나오지만, 실제로는 그 스파이크는 받아내는데 실패했다. 꽤 많은 사람이 스트리밍을 제대로 보지 못한 이슈가 있어서 (경기의 지루함은 차차하더라도)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해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자체 API Gateway에서 티어별로 처리하는 접근법이 인상적이었다.
그 외에도 스폰서였던 메가존, AWS에서 식사자리도 많이 마련해줘서 국내 엔지니어들과도 많이 이야기 해볼 수 있었다. 특히 사내 AWS Hero 분들이 발이 넓으셔서 덕분에 많은 분들과 인사해보고, 다양한 회사의 다양한 문제상황과 접근법들에 대해 간략하게라도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지만, 회사에 조금 더 오래 다녀보고 이런 행사에 가면 훨씬 많이 공유하고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연차가 얼마 안 됐기도 하고, 회사 아키텍처 전체에 대해 완전히 익힌 상태가 아니라서 네트워킹 과정에서 지금 우리 회사가 어떻다! 라는 대답을 시원하게 못했던 부분이 조금 있었던 것 같다.
